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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14-08-20 17:11:04
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 ?
지난 2005 년 ‘OO’ 이라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 까지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 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.
초 중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대학 ?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면서도 내 삶 전체와 행복에 대한 고민 보다는 어떻게든 그 당시 집안 사정과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결정을 했었다 .
‘OO’ 입사도 그러한 과정을 통해 결정되었다 . 대학원 졸업 즈음에 당시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던 지도교수님의 추천에 따라 결정되었던 것이다 .
하지만 그렇게 입사한 ‘OO’ 에서의 경험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더니 종국에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게 해 주었다 . 결국 이후 내 삶의 있어서 ‘ 행복한 공동체 ’ 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.
▲ 완주CB센터 윤석진 팀장 (사회적경제지원팀)
지금 살고 있는 완주로의 이주를 결심하게 된 이유도 ‘ 행복한 공동체 ’ 를 이루기 위함이고 현재 몸 담고 있는 완주 CB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도 현재 담당하고 있는 ‘ 퍼머컬처대학과정 ’ 도 ‘ 행복한 공동체 ’ 를 이루기 위함이다 .
하지만 최근에 내게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. 과연 내가 꿈꾸는 ‘ 행복한 공동체 ’ 란 어떤 모습인걸까 ?사실 얼마 전 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던 ‘ 행복한 공동체 ’ 란 마음 맞는 사람들과 지근거리 ( 최소 읍면동 단위 , 최대 군 단위 ) 에 살면서 여러 가지 유형의 공동체 , 이를테면 ‘ 공동육아 ’, ‘ 공예공방 ’ 등을 만들어 참여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 않겠는가 ? 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.
그런데 이러한 나의 기대가 작년 10 월 딸아이 ‘ 은서 ’ 를 낳고 나서 처음 시도한 ‘ 공동육아 ’ 모임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. 나와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 되는 우리 완주 CB 센터 직원을 포함해 지근거리의 아이 엄마들과 지난 4 월에 ‘ 공동육아 ’ 를 위한 첫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나는 ‘ 공동육아 ’ 라는 개념이 각자의 엄마들이 처한 여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결코 쉽게 ‘ 공동육아 ’ 를 시작할 수 없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.
사실 ‘ 공동육아 ’ 를 비롯한 제대로 된 ‘ 공동체 ’ 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 자체도 어렵지만 ‘ 공동육아 ’ 를 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이 그렇게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.( 예를 들어 보통의 어린이집 보다는 위생적이거나 혹은 생태적이거나 혹은 열린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거나 등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 .)
이러한 ‘ 공동육아 ’ 시도의 경험을 통해 다른 공동체를 만들어 참여해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. 그럼 어떻게 해야 제대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?
이러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해 질 무렵 협동조합을 공부하던 중 접하게 된 로치데일의 경험은 어느 정도 이론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.
협동조합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로치데일의 경우도 처음 시작한 소매점포에 심각한 경영 위기가 있었다 . 사업 초기 협동조합 소매점포의 물품을 신뢰 ( 중량 , 순수한 품질 , 공정한 거래 등 ) 할 수는 있으나 이용이 불편하고 비싸고 품질도 낮아 일부 조합원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‘ 거래의 도덕적 개혁 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. 사실 당시의 노동자들이 살던 시대의 상황은 대부분의 상인들이 이윤을 쫓아 나쁜 품질의 순수하지 못한 가짜 물건을 속여 팔았기 때문에 건강과 삶이 점점 황폐해져 갔다 . 따라서 협동조합 소매점포에서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에 도움이 될 물품을 판매했던 것이다 . 이러한 사용가치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오랜 시간에 걸쳐 조합원들에게 충분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성공을 거두게 되었던 것이다 .
따라서 ‘ 공동육아 ’ 를 비롯한 ‘ 행복한 공동체 ’ 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‘ 로치데일에서의 교훈 ’ 에서와 마찬가지로 ‘ 공동체 ’ 설립을 준비하는 구성원끼리 “ 구지 왜 ‘ 공동체 ’ 를 ?” 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만한 아주 절실하고 분명한 설립목적과 가치를 세우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. 거기에 “‘ 공동체 ’ 가 삶의 전부를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, 최소한 진지한 즐거움을 약속한다 .”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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